라이프10

앤트로픽를 만든 7인 공동창업자들

오픈AI 안에서 아모데이 카르텔이라고 불렸던 앤트로픽 창업 7인방이 나란히 글로벌 500대 부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다니엘라 아모데이자레드 카플란샘 매캔들리시톰 브라운잭 클라크크리스 올라

일곱 개의 이름

2026년 5월 28일 마감된 시리즈 H 투자(65억 달러)로 앤트로픽 기업가치가 9,650억 달러로 평가되며, 이튿날 29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새로운 이름 일곱 개가 동시에 올랐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다니엘라 아모데이, 톰 브라운, 잭 클라크, 자레드 카플란, 샘 매캔들리시, 크리스 올라. 이들 각자의 보유 지분가치는 약 80억 달러, 원화로 12조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포브스는 같은 지분을 70억에서 최대 155억 달러까지 다르게 계산했다 — 비상장 캡테이블의 희석률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의 차이였다. 블룸버그는 이를 "단일기업에서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지수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라고 적었다. 다섯 해 전 이들은 모두 같은 문 앞에 서 있었다 — 오픈AI의 사무실 문. 그 문을 나선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다리오 아모데이

다리오 아모데이 : 신뢰하지 않은 이름

2015년 오픈AI에 합류한 다리오 아모데이는 연구 총괄 부사장까지 올랐다. 그가 초기부터 밀어붙인 믿음은 하나, 모델은 크기를 키울수록 능력이 비약한다는 '스케일링 법칙'이었다. 그를 회사 밖으로 밀어낸 것은 이 확신이 아니라 다른 확신이었다. 2019년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10억 달러 투자를 받아들이면서, 안전보다 상용화 속도가 우선순위에 놓였다는 판단이었다. 2020년 12월 말, 그는 공개 성명 하나 없이 조용히 사표를 냈다. 이후 한 팟캐스트에서 "다른 사람의 비전을 두고 논쟁하는 건 극도로 비생산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 비전을 직접 실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던 이름은 하나로 좁혀졌다 — 샘 올트먼.

다니엘라 아모데이

다니엘라 아모데이 : 캠페인에서 안전실로

다니엘라 아모데이의 이력은 실리콘밸리보다 워싱턴에 가까웠다. 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 선거 캠페인과 연방 하원의원실 소통 업무를 거쳐 2013년 스트라이프의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오픈AI 안전·정책 담당 부사장으로서 2019년 2월부터 11월까지 아홉 달에 걸쳐 GPT-2를 1억2,400만에서 15억 파라미터까지 단계적으로만 공개하는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했다. 오빠가 회사를 나설 때 그도 함께 나왔다. 앤트로픽에서는 2022년 여름 완성된 Claude 1세대의 공개를 스스로 유보시켰고, 2023년 9월에는 위험 수준별로 배포를 자동 중단시키는 '책임 있는 확장 정책(RSP)'을 제도화했다. 그가 사내에 내건 표어는 간단하다 — '낮은 자존심, 높은 신뢰(Low Ego, High Trust)'.

자레드 카플란

자레드 카플란 : 홀로그래피에서 스케일링으로

자레드 카플란은 원래 우주를 설명하는 사람이었다. 스탠퍼드에서 물리학을, 하버드에서 양자중력과 홀로그래피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존스홉킨스대 물리천문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다. 2019년 오픈AI에 합류한 그가 2020년 공동 저술한 논문 '신경망 언어모델을 위한 스케일링 법칙'은 다리오 아모데이의 직관을 숫자로 증명한 문서였다. 같은 해 GPT-3 논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우주의 홀로그램 이론을 다루던 물리학자는 이제 앤트로픽의 최고과학책임자이자, 2024년부터는 모델 출시 전 안전성을 최종 판단하는 '책임형 스케일링 책임자'다.

샘 매캔들리시

샘 매캔들리시 : 노이즈 속의 법칙

매캔들리시 역시 물리학에서 건너왔다. 브랜다이스대에서 수학·물리학을, 스탠퍼드대에서 양자중력과 텐서 네트워크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픈AI에서 그가 주목한 대상은 우주가 아니라 신경망 학습 과정의 잡음이었다. 2018년 '그래디언트 노이즈 스케일' 개념 논문, 2020년 스케일링 법칙 논문, 78,000회 넘게 인용된 GPT-3 논문까지 — 그의 이름은 앤트로픽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그 밑그림에 있었다. 지금 그의 직함은 최고아키텍트, 맡은 일은 사전학습과 대규모 훈련 그 자체다.

톰 브라운

톰 브라운 : B마이너스의 스케일

톰 브라운은 MIT에서 컴퓨터과학과 인지과학을 전공했지만, 2015년 무렵 자신에게 이 일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했다. "언젠가 우리 생애에 변혁적 AI가 나올 것 같다. 그게 나온다면 가장 거대한 일이 될 텐데… 근데 나 대학 때 선형대수에서 B- 받았는데." 그는 2025년 한 팟캐스트에서 당시 심경을 이렇게 회고했다. 6개월간 셸던 액슬러의 선형대수 교재와 딥마인드 스케일링 문서를 독학하고, YC 동문 크레딧으로 개인 GPU를 사서 직접 모델을 돌려본 끝에 격차를 메웠다. 그렇게 합류한 오픈AI에서 그는 GPT-3 논문의 리드 저자가 됐다 — 1,750억 개 매개변수의 분산 컴퓨팅 클러스터를 직접 구동해낸 사람이었다. 앤트로픽에서 그의 직함은 최고컴퓨트책임자, 그가 지휘하는 것은 스스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라 부르는 작업이다.

잭 클라크

잭 클라크 : 기사 대신 정책

GPT-3 논문에는 브라운 말고도 이름 하나가 더 있다 — 정책 디렉터 잭 클라크. 브라운이 1,750억 개 매개변수의 컴퓨트를 밀어붙이는 동안,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더레지스터에서 AI를 취재하던 전직 기자 클라크는 그 힘이 어떤 편향과 오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다룬 '광범위한 영향(Broader Impacts)' 섹션을 썼다. 2016년 그가 쓴 기사 'AI엔 사나이들만 있다는 문제(A Sea of Dudes)'는 AI 학회 참석자의 여성 비율이 13.7%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로 데이터셋 편향을 짚은 기사였다. 앤트로픽에서도 자리는 그대로다 — 정책 총괄. 매주 7만 명이 읽는 뉴스레터 '임포트 AI'를 손수 쓰고, 2023년 9월 브라운이 다루는 컴퓨트가 특정 임계값을 넘을 때마다 자동 발동하는 안전 등급(ASL) 체계를 정책 쪽에서 설계했다. 취재하던 자리에서, 이제는 취재당하는 자리로 완전히 건너온 셈이다.

크리스 올라

크리스 올라 : 교황 옆의 무신론자

크리스 올라는 토론토에서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다. 열다섯에 무신론자가 됐고, 토론토대 수학과를 1년 만에 그만뒀다. 그를 다시 세운 것은 틸 펠로십 10만 달러였다. 구글 브레인과 오픈AI를 거치며 그가 파고든 것은 신경망 내부, 즉 모델이 '왜' 그런 답을 내놓는지 들여다보는 해석가능성 연구였다. 2026년 6월, 그는 교황 레오 14세의 AI 위험성에 관한 첫 회칙 발표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우리 중 누구도 아무리 진심으로 옳은 일을 하려 해도, 결국 우리를 둘러싼 유인구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던진 결론은 하나였다 — AI 거버넌스를 컴퓨터과학자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

다리오 아모데이에게 오픈AI 이탈은 스케일링과 안전이라는 두 확신을 지키는 일이었다. 다니엘라 아모데이에게는 정치와 결제 회사를 거쳐 도달한 안전실이었다. 카플란과 매캔들리시에게는 물리학의 언어를 신경망에 옮겨 적는 일이었고, 브라운에게는 B마이너스를 넘어선 스케일의 증명이었다. 클라크에게는 취재하던 편향을 직접 정책으로 만드는 자리였고, 올라에게는 교황 옆에서까지 외부 견제를 주장해야 하는 자리였다. 이들이 자신들의 AI에 붙인 이름은 정보이론을 창시한 수학자 클로드 섀넌이었다 — 감정이 아니라 수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했던 사람. 5년 뒤, 이들 일곱 명의 지분가치는 각자 70억에서 80억 달러 사이가 됐다. 2026년 1월 이들은 그 지분의 8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했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같은 해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를 붕괴시킬 정도의 부의 집중"을 경계해야 한다고 썼다. 서약은 아직, 주식을 팔기 전의 약속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