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이름
2026년 5월 28일 마감된 시리즈 H 투자(65억 달러)로 앤트로픽 기업가치가 9,650억 달러로 평가되며, 이튿날 29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새로운 이름 일곱 개가 동시에 올랐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다니엘라 아모데이, 톰 브라운, 잭 클라크, 자레드 카플란, 샘 매캔들리시, 크리스 올라. 이들 각자의 보유 지분가치는 약 80억 달러, 원화로 12조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포브스는 같은 지분을 70억에서 최대 155억 달러까지 다르게 계산했다 — 비상장 캡테이블의 희석률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의 차이였다. 블룸버그는 이를 "단일기업에서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지수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라고 적었다. 다섯 해 전 이들은 모두 같은 문 앞에 서 있었다 — 오픈AI의 사무실 문. 그 문을 나선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다리오 아모데이에게 오픈AI 이탈은 스케일링과 안전이라는 두 확신을 지키는 일이었다. 다니엘라 아모데이에게는 정치와 결제 회사를 거쳐 도달한 안전실이었다. 카플란과 매캔들리시에게는 물리학의 언어를 신경망에 옮겨 적는 일이었고, 브라운에게는 B마이너스를 넘어선 스케일의 증명이었다. 클라크에게는 취재하던 편향을 직접 정책으로 만드는 자리였고, 올라에게는 교황 옆에서까지 외부 견제를 주장해야 하는 자리였다. 이들이 자신들의 AI에 붙인 이름은 정보이론을 창시한 수학자 클로드 섀넌이었다 — 감정이 아니라 수식으로 세상을 설명하려 했던 사람. 5년 뒤, 이들 일곱 명의 지분가치는 각자 70억에서 80억 달러 사이가 됐다. 2026년 1월 이들은 그 지분의 8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서약했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같은 해 자신의 블로그에 "사회를 붕괴시킬 정도의 부의 집중"을 경계해야 한다고 썼다. 서약은 아직, 주식을 팔기 전의 약속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