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의자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 말고 의석이 하나 더 있다. 라디오 스튜디오의 패널석이다. 보통 진행자 한 명을 사이에 두고 의자 네 개가 마주 놓인다. 왼쪽 두 자리와 오른쪽 두 자리다. 의석수는 선거가 정하지만, 이 의자의 주인은 섭외가 정한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의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라이프러리가 선정한 10인 가운데 확인된 사람만 7명이 이 테이블을 거쳐 갔다. 2026년 9월 3일 그 의자에는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이 앉았다. 다음 날인 9월 4일에는 국민의힘 전 대변인이 같은 의자에 앉았다. 의자는 같았고 셈법은 정반대였다.
이 의자에서 나오는 것을 '마이크 권력'이라 부를 수 있다. 법안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다음 날 아침 법안을 어떻게 볼지는 정한다. 그리고 이 마이크 뒤에는 거의 언제나 누군가 서 있다. 정당일 때도 있고, 당 안의 계파일 때도 있고, 아직 창당하지 않은 세력일 때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