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10

중국 AI 4대 천왕

량원펑양즈린탕제옌쥔제

엔비디아를 흔든 오픈소스

2025년 1월 20일, 베이징의 한 스타트업이 모델 하나를 조용히 깃허브에 올렸다. 이름은 딥시크-R1. 한 달 전 공개된 전작 V3의 사전학습 비용이 557만 6,000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미 업계를 뒤흔든 뒤였다. 1주일 뒤인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7% 빠지며 시가총액 5,890억 달러가 증발했다. 미국 증시 역사상 단일 기업 최대 하루 낙폭이었다. 실리콘밸리는 이 사건에 이름을 붙였다 — "딥시크 쇼크". 그해까지 중국에는 "AI 6소룡"이 있었다. 바이촨AI와 링이완우가 사전학습 비용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남은 넷이 판을 재편했다. 딥시크, 문샷AI, 즈푸, 미니맥스. 2026년 여름, 이 넷의 기업가치를 합치면 30조 엔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언론은 이들을 "4대 천왕"이라 불렀다. 량원펑 41세, 양즈린 34세, 탕제 49세, 옌쥔제 37세. 나이도, 출신도, 무대 위에 서는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량원펑

량원펑 : 헤지펀드가 쌓아 올린 청구서

1985년 광둥성 잔장, 초등학교 교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2002년 우촨제일중학 가오카오에서 지역 수석을 기록하고 저장대 전자정보공학과에 입학, 2007년 학사에 이어 2010년 석사를 마쳤다. 석사 논문 제목은 "저비용 PTZ카메라 기반 목표 추적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 — 훗날 딥시크의 "최소 비용, 최대 효율" 철학의 원형이었다. 2016년 2월, 그는 쉬진·정다웨이와 함께 퀀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幻方量化)를 세웠다. AI 딥러닝을 주식·선물 자동매매에 접목한 이 펀드는 한때 운용자산 1,000억 위안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경, 하이-플라이어는 엔비디아 A100 GPU를 대규모로 선제 확보했다 — 정확한 수량은 보도마다 1만 장에서 5만 장까지 엇갈린다. 2023년 5월, 량원펑은 사내 연구조직을 딥시크로 분사시켜 AGI 개발을 공식 선언했다. 외부 투자는 받지 않았다. 2024년 12월 V3를, 2025년 1월 20일 R1을 내놓았다 — V3의 557만 6,000달러라는 훈련비용은 시간당 2달러로 계산한 288만 8,000 GPU시간(H800 GPU 2,048장 기준) 사전학습 단계만의 수치이며, 이전 연구·실험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백만 토큰당 1~4위안, 완전 오픈소스. 2025년 1월과 2026년 신년, 그는 두 해 연속 리창 총리 주재 좌담회에 초청받았다. 주식 트레이딩 부서로 시작된 조직이, 이제는 국가 지도부가 챙기는 이름이 됐다.

양즈린

양즈린 : 애플을 거절하고 돌아와 두 겹의 청구서를 받은 사람

1992년 광둥성 산터우 출생. 칭화대를 거쳐 카네기멜론대에서 러스 살라쿠트디노프와 윌리엄 코언 밑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XLNet과 Transformer-XL의 저자였고, 구글 브레인과 메타 AI를 거쳤다. 애플의 임원급 영입 제안까지 뿌리치고 그는 귀국을 택했다. 2016년, 그는 장위타오·천치충과 함께 지주회사 루이커룬을 세워 각 27.19%씩 지분을 나눠 가졌다 — 이 회사가 2019년 순환지능(循环智能)으로 사업화됐다. 2023년 3월, 그는 칭화대 동창 저우신위·우위신과 다시 문샷AI를 세웠다. 사명은 핑크 플로이드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 50주년에서 따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자본이 들어왔고, 밸류에이션은 25억 달러에서 315억 달러 라운드로 치솟았다. 2025년 7월 Kimi K2를 오픈소스로 풀고, 2026년 1월 K2.5, 7월 16일에는 2.8조 파라미터(활성 1,040억, 컨텍스트 약 105만 토큰)급 K3를 상하이 WAIC 직전 공개했다. 그런데 K3가 나올 무렵, 두 갈래의 청구서가 동시에 도착했다. 하나는 순환지능 시절 투자자들 — GSR벤처스, 보위자본, 세쿼이아차이나, 전펀드 등 — 이 이사회의 정식 웨이버 없이 자금을 유치하고 인력을 이관했다며 홍콩국제중재센터에 낸 중재신청이었다. 다른 하나는 그와 무관하지만 이름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인물, 전 GSR벤처스 매니징파트너 장위퉁(순환지능 공동창업자 장위타오와는 다른 사람)을 둘러싼 스캔들이었다. 칭화대 동문인 그녀는 2024년 2월 알리바바의 문샷 투자를 주선했는데, 같은 해 12월 5일 GSR벤처스의 주샤오후가 그녀가 이해상충을 숨긴 채 문샷 창업자 지분 14%를 사적으로 취득했다고 공개 비판했고, 그녀는 GSR에서 해고됐다. 애플을 등지고 돌아온 천재는, 자신이 먼저 등진 회사의 투자자들과 자신의 투자자였던 이의 스캔들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다.

탕제

탕제 : 엔비디아 없이 블랙리스트를 넘은 설계자

1977년생, 2006년 칭화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를 받고 그해 학술 빅데이터 플랫폼 아마이너(AMiner)를 세웠다 — 이 기술이 훗날 즈푸의 모태가 됐다. 지식공학연구그룹(KEG)을 이끌던 그는 2019년 이 연구실을 즈푸AI로 상업화했다. 회사의 얼굴은 CEO 장펑에게 맡기고, 자신은 수석과학자로 남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인물로 알려졌다. 2019년 위뱅크 석좌교수, 2022년 ACM 펠로우, 2023년 AAAI 펠로우 — 학계의 인정은 계속 쌓였지만 대중적 얼굴은 끝내 만들지 않았다. 2023년 8월 "즈푸칭옌"을 출시했고, 2025년 1월 미국 상무부는 즈푸를 "중국의 군사현대화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제재는 오히려 방향을 굳혔다. 즈푸는 엔비디아를 전량 포기하고, 화웨이 어센드 910B 칩 약 10만 개와 자체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만으로 7,440억 파라미터급 GLM-5.2를 훈련시켰다. 2026년 1월 8일, 즈푸는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며 "세계 최초 AG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 IPO"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공모가 HK$116.20, 개인공모 경쟁률 1,159배. 2025 회계연도 매출은 7억 2,433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31.9% 늘었고, R&D 지출은 31억 8,000만 위안으로 44.9% 늘었다 — 매출이 급증한 만큼 적자 폭도 함께 커졌다. 그해 7월, 탕제는 "터치하이(Touch High)"라는 이름의 AGI 연구 로드맵을 처음으로 직접 발표했다. 미국 리스트에 오르고, 엔비디아 없이, 무대 뒤에서 회사를 세계 최초 AGI 상장사로 만든 뒤에야 그는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었다.

옌쥔제

옌쥔제 : 억만장자가 된 날 월급을 반납한 사람

1989년 허난성 출생. 둥난대 수학과(2010년 졸업)를 거쳐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에서 패턴인식 박사(2015년)를, 칭화대에서 박사후연구를 마쳤다. 2019년 오픈AI가 도타2에서 인간 프로팀을 꺾는 것을 본 뒤 컴퓨터비전에서 자연어처리로 방향을 틀었다. 센스타임에서 6년을 보내고 연구원 부원장까지 오른 뒤, 2021년 12월 미니맥스를 세워 창업자·CEO·이사회 의장·CTO를 동시에 맡았다. 캐릭터 챗봇 "토키(싱예)"는 2025년 1~9월 월간활성이용자(MAU) 2,000만 명을, 영상생성 서비스 "하이뤄AI"는 같은 기간 560만 명을 모았다. 전체 제품군 MAU는 2025년 9월 기준 2,760만 명, 기업고객은 그해 12월 말 기준 100개국 이상 21만 4,000곳에 달했다. 2026년 1월 9일, 즈푸에 하루 늦게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상단인 HK$165, 첫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109.1% 오른 HK$345로 마감해 시가총액 1,067억 홍콩달러(약 13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상승분으로 그의 순자산은 32억 달러로 불어나며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상장 당일, 그는 전 직원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AGI를 실현하기 전까지 자신은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지분 4%는 팀 인센티브로, 1%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내놓겠다고 썼다. 억만장자가 된 첫날, 그는 자신에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량원펑에게 딥시크는 헤지펀드가 쌓아 올린 자본과 GPU 재고를 AGI라는 이름으로 되돌려놓는 실험이다. 총리가 두 해 연속 그를 찾는다. 양즈린에게 문샷은 애플을 거절한 대가를 증명해야 하는 무대이자, 자신이 등지고 나온 첫 회사의 투자자들과 자신의 투자자였던 이의 스캔들이라는 두 겹의 청구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자리다. 탕제에게 즈푸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고도 엔비디아 없이 화웨이 칩 10만 개로 세계 최초 AGI 상장사를 만들 수 있다는 증명이다. 옌쥔제에게 미니맥스는 억만장자가 된 순간 오히려 스스로에게 급여를 끊는 방식으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항해다. 넷 다 오픈소스와 저가 전략으로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실제로 그 화살이 향하는 곳은 같다 — 엔비디아와 미국 빅테크가 세워둔 컴퓨팅 비용의 장벽이다. 딥시크는 통제 이전에 사둔 GPU 재고로 버텼고, 즈푸는 아예 그 장벽을 우회해 화웨이로 갈아탔다. 4대 천왕이 서로를 잡아먹는 동안, 정작 그 싸움의 승자가 누구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