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인사이트
2026년 4월 1일 – 2026년 5월 12일

하사비스

제미나이의 아버지

알파고가 돌아왔다

2026년 4월 27일 오전, 데미스 하사비스는 청와대 춘추관에 들어섰다. 10년 전 이 도시에서 알파고는 이세돌을 이겼다. 그 순간은 인공지능의 역사를 가르는 분기점이었다. 하사비스는 그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이번 방문의 무게는 기념일과 달랐다. 그는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춘추관에서 그를 맞았다. 두 사람은 AI의 발전 방향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화는 짧지 않았다. AGI의 위험성, 기본소득, 에너지 문제, 그리고 한국이 구글에 특별한 장소인 이유까지. 하사비스는 회의실에서 나오기 전 한 가지 약속을 남겼다. 연내에 대한민국에 글로벌 최초의 구글 AI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울은 다시 한번 AI 역사의 현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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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라는 숫자

하사비스는 2026년 4월 27일 청와대에서 AGI 시대가 2030년이면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즉흥적인 발언이 아니었다. 그는 4월 21일 인터뷰에서도 AGI 개발 시점에 대한 자신의 기존 예측을 여전히 고수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AGI는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AGI 정의에는 물리적 AI와 로보틱스 분야도 포함된다고 그는 명시했다.

그러나 그는 조건을 달았다. 현재 AI 시스템에는 새로운 질문이나 가설을 스스로 생각해내는 능력이 빠져 있다. 리즈닝, 장기 계획, 지속적 학습이라는 세 가지 병목이 AGI로 가는 경로를 막고 있다. 과학적 창의성의 최상위 단계인 가설 수립 능력을 갖춘 시스템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직 한두 가지 빠진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었다.

2030년은 약속이 아니라 조건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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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목록

하사비스가 AI의 한계를 설명하는 방식은 특이하다. 그는 무엇이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아직 없다고 말한다.

4월 28일 인터뷰에서 그는 세 가지 결핍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첫째, AI의 환각 현상을 해결하려면 모델에 자신의 답변 확실성을 스스로 인지하는 내성(Introspection) 능력이 필요하다. AI가 답변을 출력하기 전에 잠시 멈춰 추론 과정을 점검하고, 확신이 부족하면 그 사실을 드러내는 단계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AI가 실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능력, 즉 월드 모델이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이미 뉴턴의 운동 법칙처럼 명확한 기준을 가진 물리학 벤치마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셋째,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는 완전한 루프 닫기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며, 일부 영역에서는 AGI 자체가 먼저 완성돼야 가능하다.

이것은 결함 보고서가 아니다. 하사비스식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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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샷과 구글의 셈법

4월 27일 하루 동안 하사비스의 일정표는 빼곡했다. 오전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다. 오후에는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의 내용은 과학기술 AI 공동연구와 인재 양성이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K-문샷'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기술과 인프라 전반에 걸친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AI 센터에 10명 이상의 구글 인력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하자, 하사비스는 즉석에서 동의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글로벌 AI 허브 설립 프로젝트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수락했다.

4월 28일에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연쇄 회동이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하사비스는 반도체, 모빌리티, 가전을 한 번의 방한으로 모두 접촉했다.

구글에게 서울은 상징이자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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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 이후의 세계

하사비스는 기술자이지만 그날 청와대에서는 경제학자처럼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AI 시대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꺼내자, 하사비스는 동의했다. 그러나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장기적 해답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UBI는 초기 충격을 완화하는 임시적 해결책이다.

그가 꺼낸 대안은 더 복잡했다. 국가가 주택, 교육, 건강 등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본시장 원리를 접목하는 방안, 로봇의 생산성 증가분을 로봇을 교육하는 노동자에게 환원하는 방안, 직접 민주주의 형태의 자원 배분 시스템, 그리고 화폐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재정립. 그는 저명한 경제학자나 사회과학자들을 만날 때마다 'AI 시대에 맞는 뉴이코노미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AI 혁명은 산업혁명보다 규모는 10배 이상 크고 속도는 10배 이상 빠르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100년의 변화가 10년 안에 압축될 수 있다. 향후 2~3년 안에 등장할 자율 에이전트가 가장 현실적인 단기 위험이라고 그는 지목했다.

뉴이코노미는 아직 설계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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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코노미 이전의 전쟁

구글 딥마인드가 AI 리더보드 최상위권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하사비스는 항상 자신해왔다. 그 근거는 지난 1년의 내부 작업이다.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고, 강도를 높이며, 스타트업 정신을 되찾게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제미나이 3 모델의 성능과 제미나이 앱의 시장 점유율 증가가 그 증거라고 그는 4월 인터뷰에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의 구조도 함께 예측했다. AI 모델이 상향 평준화되기보다는 극소수의 리딩 기업이 격차를 더 크게 벌릴 것이며, 경쟁력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4월 21일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AI 개발의 가장 큰 병목으로 컴퓨팅 자원을 꼽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과정 자체가 엄청난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스케일링 법칙이 한계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답했다. 초기 LLM처럼 성능이 두 배씩 향상되는 급격한 성장은 어렵다. 그러나 성능 향상이 멈춘 것은 아니다. 모델을 더 크게 만들고 컴퓨팅을 확장하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성능 개선을 얻고 있으며, 이는 구글과 다른 선도 연구소들에서도 계속 확인되는 결과라고 그는 말했다.

격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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